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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의 맹점 3가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9.06
첨부파일0
조회수
496
내용



기후변화는 전 지구적으로 생존이 달린 과제이면서 ESG에서 핵심 지표이다. '저탄소 사회' '탄소중립 지구촌'이 쓰나미로 몰려오고 있다. 정부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2050년 목표의 장기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 8월 5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했다. 이 안은 2020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 선언'을 한 시점부터 준비되었다. 2021년 1월부터 5개월간 관련 11개 부처 추천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 작업반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작성을 위한 실무 작업을 했다. 올해 5월 29일에 출범한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약 2개월간 탄소중립 시나리오 기술작업반(안)을 토대로 작성된 세 가지의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했다.

이 초안은 7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문재인 대통령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에 맞추어 짜깁기한 면이 다분하다. 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 선언과 이에 따른 여러 가지 오류 혹은 불법이 재연되지 않기를 바란다. 미래 세대를 위하고, 환경적‧사회적‧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지지대로 하는, 실천성을 담보하는 시나리오가 되었으면 한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맹점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 2050년 탄소 순배출량 시나리오의 1안, 2안, 3안 설정은 요식행위이다. 1안 25.4백만톤, 2안 18.7백만톤, 3안 0톤으로 되어 있다. 2018년 탄소 순배출량은 686.3백만톤이다. 2050년 Net Zero가 되기 위해서는 2018년 이후 매년 21.4백만톤을 감축해야 한다. 이 경우, 2049년 배출량은 21.4백만톤으로 1안 25.4백만톤과 거의 같다. 탄소중립 목표연도가 2049년이냐 2050년이냐의 문제를 1안, 2안, 3안으로 거창하게 포장한 측면이 있다. 30년 장기 목표에서 1안, 2안, 3안의 차별성이 거의 없다. 이 시나리오는 결국 단일안으로 Net Zero다.

영국은 2050년 감축량을 1990년 기준으로 80%, 96%, 100%로 하고 있어 대안별 차별성이 분명하다. 우리나라 시나리오 초안의 2050년 순배출량은 2018년 대비로 보면 96.2%, 97.2%, 100% 감축하는 것이다. 이를 대학의 학점으로 하면 모두 A+이다. 이런 학점은 평가 의미가 없다. 영국이나 EU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Net Zero 안과 Not Net Zero 안으로 재작성할 필요가 있다. A학점도 있고 B학점도 있는 것이 좋다.

둘째, 이 시나리오의 발전원별 발전량이 현실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못하다. 2018년 부문별 탄소배출량은 에너지 부문 37%, 산업 부문 36%, 수송 부문 13%, 건물 부문 7% 등이다.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에너지부문에서 어떻게 탄소를 감축하느냐가 관건이다. 총발전량은 2020년에 552.1TWh이며, 2050년에 1256.4TWh~1259.4TWh로 추정하고 있어 약 2.2배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발전원별 변화를 보면, 특히 원자력 부문과 재생에너지 부문의 문제가 크다. 원자력부문 발전량은 2020년 160.1TWh(29.0%)으로부터 2050년 89.9~76.9TWh(7.2%~6.1%)으로 되도록 되어 있다. 원자력 부문이 절대량에서 반감된다. 원자력의 탄소배출량은 10g/kWh으로, 태양광 57g/kWh, 가스 549g/kWh, 석유 782g/kWh, 석탄 991g/kWh에 비하여 매우 낮다. 원자력 발전 비중 대폭 축소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큰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에너지 믹스에서 원자력에 대한 각국의 입장은 서로 다르다. 프랑스는 친원전 국가로, 2020년 원전 비율이 67.2%이며, 2035년 50%로 줄일 계획이다. 독일은 탈원전 추진국으로 화석연료 비중이 높다. 이렇게 두 나라의 원전 비중이 탄소 배출량에 영향을 미쳤는데, EU 통계 기구에 따르면, 2019년 연간 탄소 배출량이 독일 10.1톤/인, 프랑스 6.8톤/인이다. 우리나라의 2050년 원자력 에너지 감축 목표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재생 에너지 부문의 2020년 발전량 37.8TWh(6.8%)이 2050년에는 710.7TWh~891.5TWh(56.6%~70.8%)로 급증한다. 우리 자연환경은 다른 나라에 비하여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이 불리하다. 이러한 제약 조건하에서 무리하게 산지나 해양에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 발전이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지금까지 20여년간 정부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하였으나, 그 성과는 미미하다. 우리나라에서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현실을 인정하고, 2050년 에너지 믹스 목표에서 현재 안보다 원자력 비중을 늘리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이 시나리오 초안에는 치명적으로 중단기별 감축 목표가 누락되어 있다. 2050년까지의 단계별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 2030년 감축 목표량과 2030년까지 연도별로 실천할 수 있는 감축량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2015년 6월에 2030년 BAU(8억5100만t) 대비 37% 감축 목표를 국제사회에 공표한 바 있으며, 2020년 12월에는 2030년에 2018년 대비 26.3% 감축 목표의 NDC를 UN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탄소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나 민간이나 저탄소 사회에 대한 이해도나 관심이 낮은 상황이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가 2015년부터 실행되고 있으나, 유명무실하다. 정부가 기업들에 주는 탄소배출권이 줄지 않고 오히려 늘고 있다. 예로, 포스코는 국내 탄소배출량 제 1위 기업으로 총 배출량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2015~2019년 총 배출량은 36.9백만톤인데, 정부로부터 받은 배출권은 38.3백만톤으로 14백만톤이 더 많았다. 배출량도 2015년 73.0백만톤에서 2019년 80.5백만톤으로 4년간 75.4백만톤(10.3%) 늘었다. 이러한 사례는 여러 대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정부의 탄소중립 추진 의지가 의심이 될 정도이다.

기후변화 대응은 실천이 중요하다. 2050년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길에서 미래 세대에 '탄소 부채'를 남겨주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배출한 탄소는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실천력과 책임성을 담보하는 2050년 탄소중립 단계별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 회장(서울과학기술대 건축학부 교수)

[출처] 글로벌이코노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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