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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ESG 게임의 최종 승자, K-배터리에서 K-모빌리티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11.24
첨부파일0
조회수
823
내용

올해 쏟아지는 지구촌 뉴스를 보면 금방이라도 폭발할 듯한 워게임(war game)을 보는 것 같다. ESG를 둘러싼 환경은 더욱더 치열하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한 전지구적 대응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200개국 지도자가 참여한 글래스고 유엔기후변화회의(COP26: Conference of the Parties)에서 첨예한 대결을 펼쳤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산불·홍수 등 이상기후에 더해 때 아닌 영국의 폭풍우로 발목 잡혔던 회의 참가자들의 초조함, 나아가 환경소녀 툰베리를 포함한 환경론자들의 난립과 ‘엉터리 회의’라고 조롱하는 정경들이 그것이다.

국가간의 동상이몽으로 미·중 갈등은 물론 부국·빈국간 ‘네탓 공방’은 점입가경이었다. 인도는 ‘온난화는 선진국이 주범’이라면서 2070년까지 시간을 달라고 애걸하는 한편 수몰 위기에 처한 몰디브 등 섬나라는 “시간을 늦추는 것은 미쳤으며 중국·인도가 지구를 독살한다”며 히스테리 반응을 보였다. 전력난으로 암흑 속에 촛불로 버티던 중국은 설상가상 탄광 지역에 물폭탄까지 맞았다.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원자재 값이 일제히 급등하는 등 세계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싸여 있다. 한편 푸틴은 전력난을 대비하지 못한 EU의 에너지 위기를 비웃듯이 EU에 가스공급량을 늘리지 않았고 벨라루스는 "EU로 통과하는 가스관을 끊겠다"고 협박한다. 독일은 이런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경고하면서 복수하듯이 마침내는 러시아 연결 가스관 승인에 제동을 걸었다.

급격한 친환경 전환으로 다양한 부작용이 속출하는 가운데 세계는 석탄발전 속도를 조절하려는 와중에서 한국은 홀로 2050년 석탄발전의 ‘완전 폐지’라는 거창한 발표로 전문가들은 약속이행의 문제로 맹비난을 하고 있다. 꼬여가는 '지구촌 기후협약의 위기에서 한국의 자신 있는 행보는 그 뜻이 높겠으나 국내 ESG 산업의 최강의 무기인 K-배터리 안보 상황은 불안하기 그지없다.

세계의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팽팽한 이슈몰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의 전체비용 중 4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품질경쟁은 화재로부터 ‘안정성’, ‘가격경쟁력’, ‘사용시간’에 의해 좌우된다. 현재 배터리 제조는 크게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와 기술 난이도가 높고 거리면에서 고성능을 지닌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로 분류되는데 K-배터리는 후자에 속한다. 배터리산업에서 중국은 LFP 2차 전지 공급망을 독식한 상황이며 중국 업체들의 위협적인 성장세까지 맞물려 한국과의 간극을 벌리는 중이다. 중국 시장을 겨냥한 테슬러·벤츠에 뒤이어 뛰어든 애플은 중국업체와 배터리협상이 결렬되어 난항을 겪을 정도로 중국의 위세는 당당하다.

최근 K-배터리가 믿었던 테슬러가 LFP배터리로의 교체를 선언한 사건은 K-배터리에 폭탄을 던지는 듯 절망적이었다. 테슬라가 급선회한 바테리 교체의 목적 또한 치열해지는 원자재 전쟁의 일환이다. 현재 전기차 비율이 전체의 7% 수준이나 미래에 90%로 바뀌었을 때 고갈되기 쉬운 고가의 금속 원자재를 채택하기보다 저렴하고 풍부한 철을 원료로 하는 소재가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실제 한국의 경우 중국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는 망간 99% 흑연 88% 등 핵심원자재는 절대적이어서 중국이 무기화 할 때는 K-배터리의 숨통을 끊을 수 있다. 더구나 배터리의 수급 차질이 생긴다면 한국의 전기차 생산에도 연쇄적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이상과 같이 K-배터리가 '위협(threat)×취약성(vulnerability)=불확실성(uncertainty)=위험(risk)'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K-배터리가 과연 레드오션을 빠져나올 수 있을까. 우리의 K-배터리의 주역인 3사는 위험가능성을 따지기보다 재빠르게 리스크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면서 승기를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K-배터리는 중국과 손절한 미국·유럽에서는 소중한 존재이다. 올해 차량 반도체 수급난에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의 예상은 600만대로 K-배터리 3사는 협력체제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찍이 미국 및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배터리 합작을 추진하였고 삼성 SDI는 글로벌 완성차업계 4위 스텔란티스와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정유회사의 이미지로부터 2차전지로 탈바꿈하고자 전기 충전소 1위 업체를 인수하면서 사업 다각화로 승부를 걸고 있다.

그리고 ‘발상의 전환’의 전략은 흥미롭다. 각 국가의 엄격한 원자재 보호가 심화되는 가운데 니켈 생산이 세계 1위 인도네시아는 2019년 니켈의 수출금지령을 내렸다. 이런 조처는 원광이 필요한 기업은 자국 내에서 사업을 펼치라는 압박 수단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물론 현대차가 동남아 시장을 겨냥해 빠르게 인도네시아에 진출, K-배터리 시스템으로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원자재 조달에 효율적인 공정에 기반한 새로운 형태의 K-배터리의 글로벌 밸류체인을 창출하는 셈이다.

또는 ‘도시광산’이란 신개념으로 이는 원자재에 크게 구애받지 않으면서 “더이상 지구에 재료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ESG 철학의 최종 염원이 담겨있다. 자동차의 폐배터리 활용을 통해 순환경제를 초월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창출하는 것인데 기술주의자도 질문하는 “지구에서 이동이 자유로우나 지구에 부담두지 않는 지속가능한 방안이 무엇일까?”를 해결하는 고도의 방안이다. 폐자원을 다시 각종 산업에 유용하게 재활용한다는 도시광산은 천연자원 위주의 전통적 자원활용 수단에 비해 크게 확대된 개념이며 비싼 NCM 가치도 높일 수 있다.

배터리는 크게 ‘공급’과 ‘사용’ 생태계가 있는데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자동차의 폐배터리를 활용하면 캠핑용 전기나 포장마차 등에서 재사용이 가능하다. 재사용 과정에서 엄청난 소비가 창출될 수 있어 다시 배터리의 2단계의 생산단계로 순환되기 때문에 광맥을 캐는 효과를 지닌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임대 서비스’가 가능해 ‘배터리 교체 시스템’으로 진화되어 재순환된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 산업의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 이런 강점을 재빨리 포착한 현대차·테슬라 전기차는 물론 LG·SK도 2030년 21조원 시장을 조준해 '폐배터리 재활용'의 신산업 전쟁에 참전했다. 아직 초기이나 최근 K-배터리의 양극재·음극재 소재생산업체인 포스코의 계열사인 HY클린메탈이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착공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면 ESG 게임에서 K-배터리가 기대하는 종점이 여기까지일까. K-배터리는 K-모빌리티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의 출발로 K-배터리의 완성과 함께 K-모빌리티 시대를 알리는 중심 역할을 한다. 근래에 배터리 밸류체인에서 첫단추부터 끝단추까지 누가 채우느냐의 영토확장 선점이 치열한 것은 배터리 게임의 종착점이 모빌리티 시장이기 때문이다.

2차 전지는 드론, 운송, 로봇, 에어카(air car) 나아가 우주선에도 열려있는 거대시장이다. 슬로바키아의 신생기업 클라인 비전(Klein Vision)은 자동차에서 전환모드의 버튼만 누르면 3분만에 비행기로 1000㎞를 나는 에어카의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현재 플라잉카 개발업체로는 슬로바키아의 두 업체를 포함해 중국 지리자동차가 인수한 미국의 테라퓨지아, 네덜란드의 팔브이(PAL-V) 등이 있다.

테슬러가 세계 재계의 1위로 오른 강점은 ‘소프트웨어’에 있다. 앞으로 모빌리티 시장의 점령은 글로벌 시장의 지배로 이어진다. K-배터리가 현재 2차전지 점유율에서 세계 1~2위부터 6위 사이에 3개나 점령한 위상에서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Green Portfolio Designer & Developer)’을 통해 꾸준한 체계적 리스크 연계 시스템 관리가 필요하다.

이혜주 국가ESG 연구원 공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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